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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정산 오일장

청양나드리 추억의 정산 오일장

추억의 정산 오일장, 기억을 두드리는 정산 오일장 정산 전통 오일장의 향취에 취하다.

정산 전통 오일장의 향취에 취하다.

오일장에는 편리함을 넘어서는 추억이 있다. 추억을 무엇과 비교하고 책정할 수 있을까?

정산시장에는 여전히 우리가 기억하는 풍경과 정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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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정산 오일장, 기억을 두드리는 정산 오일장 대표이미지

십대가 되기도 한참전인 꽤 어린시절, 할머니께서는 일주일에 한두번씩 나를 시장에 데려가셨다. 그게 오일장이라고 부른다는 것은 나중에 알았지만 난 그곳에 가는게 좋았다. 할머니도 나도 놀이공원가는 것마냥 신나서 시장을 돌아다니고는 했다. 당시에는 사람들로 가득해서 움직이는 것도 어려웠던 것 같다. 빽빽한 어른숲 사이에서 한 손에는 풀빵, 다른 한 손에는 할머니 손을 꼭 쥐고 걷다가 한번씩 숲 사이로 나와 눈높이가 맞는 아이와 눈이 마주치면 반가우면서도 수줍어 눈인사를 하거나 할머니 뒤로 숨곤했다. 그 아이도 물론 한 손에는 먹을 것, 다른 한손에는 커다란 누군가의 손이 쥐어져 있었다.

정산 오일장의 풍경1
정산 오일장의 풍경.
정산 오일장의 풍경2

장에는 신기한게 참 많았다. 과일이나 생선 같은 건 집에서 보던 거니 별 감흥이 없었지만, 살아있는 자라나 미꾸라지, 오리, 거위알 등은 마치 동물원에 온 양 어린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멍게였다. 은비까비라는 도깨비들이 나오는 만화를 즐겨보았기 때문인데 진심으로 멍게가 작은 도깨비 방망이라고 생각했다. 가족들은 아무도 멍게를 먹지 않았지만, 나는 장에 갈 때마다 멍게를 찾았고,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그저 좋았다. 지금은 대형마트가 생겨서 시장을 기다리는 즐거움을 많이들 모르지만 그래도 오일장은 오일장이다. 마트에서 풀빵이나 닭꼬치를 먹으며 돌아다니거나, 돌아다니다 힘들다고 상인과 함께 앉아 쉬며 수다를 떨면 곤란하지 않나.

청양군을 도는 소형버스
청양군을 도는 소형버스.
정산시장에서 만난 경운기
정산시장에서 만난 경운기.

내일 모레가 추석이다. 그래서인지 정산시장을 향하는 버스에는 사람들이 많다. 대목을 앞둔 정산오일장은 활기로 가득찼다. 사람들은 모두 아는 사이인듯 마주치기만 하면 서로 인사하고 이야기 꽃을 피워낸다. 할머니를 따라온 꼬마는 씩씩하게 짐을 들고 의젓하게 동행한다. 정산시장에 들어서니 알록달록 파라솔이 우리를 맞이한다. 초입에 자리잡은 곡물들의 빛깔이 곱다. 그 쌀 보리만큼 상인아저씨의 웃음이 구수하다. 본인의 물건들이 흐뭇하신 듯 자랑하신다. "얘들이 참 이쁘죠?"

정산시장의 질 좋은 곡물
정산시장의 질 좋은 곡물.
정산시장의 국산 쌀보리
가을 제철인 싱싱한 전어를  손질하는 모습1
가을 제철인 싱싱한 전어를 손질하는 모습.
가을 제철인 싱싱한 전어를  손질하는 모습2

역시 가을이다. 싱싱한 전어와 꽃게가 인기몰이 중이다. 사장님은 함박웃음을 지으시며 전어를 손질하신다.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는데 나도 어서 맛을 봐야겠다. 건너편에는 현란한 색을 뽐내며 사탕이 잔뜩 쌓여있다. 어릴적 싸워가며 먹었던 말랑말랑 달콤한 유과나 알사탕 등이 한가득이다. 사장님은 한사코 거절해도 손에 커다란 왕사탕을 꼭 쥐어주신다. "이거 맛있어! 이런게 정이지!" 그랬다. 정은 참 맛이 좋았다.

알록달록한 맛 좋은 사탕들
알록달록한 맛 좋은 사탕과 추석대목을 알리는 모싯잎 송편.
추석대목을 알리는 모싯잎 송편
오일장의 먹거리 왕만두
오일장의 빠질 수 없는 먹거리인 왕만두와 옥수수 술빵.
오일장의 먹거리인 옥수수 술빵

추석이 가까워져서인지 송편도 인기가 좋다. 모락모락 찜솥에서 모싯잎 송편이 계속해서 쪄지고 있다. 새빨간 사과와 보기만 해도 과즙이 가득한 노오란 배는 곱게 앉아 차례상을 기다린다. 제기를 판매하는 사장님은 분주한 다른 상인분들과 다르게 느긋하게 앉아 조선왕조실록을 보고 계신다. 사장님은 이렇게 시장에서 책을 보는게 참 좋다고 하신다. 요즘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아 걱정이시라는 사장님의 말씀에 찔리면서도 공감한다. 맞는 말씀이시다.

  • 사과 진열 모습
  • 곡물 진열 모습
  • 더덕 진열 모습
  • 배 진열 모습
  • 신발 진열 모습
  • 칼 진열 모습
  • 독서 중인 상 판매 상인
  • 나물 파는 할머니
  • 칼과 가위 등을 파는 상인
    • 1 ~ 6 사과, 곡물, 더덕, 배, 신발, 칼. 상인들마다 다른 개성있는 진열방식.
    • 7 독서 중인 상 판매 상인.
    • 8 나물 파는 할머니.
    • 9 칼과 가위 등을 파는 상인.

소녀 같은 할머니가 약초와 나물을 팔고 계신다. 할머니의 웃음은 흡사 십대 같다. 예쁘시다는 말에 손을 내저으시며 함박웃음을 짓는 할머니를 마주하니 우리도 덩달아 웃음이 피어난다. 웃음도 오랜 세월과 함께하면 깊어지는 걸까. 웃음이 마음 속 깊이 스미는 기분이다. 우리가 손녀딸 같다며 종이컵에 차를 나눠주신다. 시장의 세월만큼이나 할머니 손에는 나이테처럼 주름이 져있지만, 우리에게 마셔보라며 쥐어주시는 차 한 잔의 따뜻함은 그 손에서 나오는 것 같다.

정산 오일장의 풍경
정산 오일장의 풍경.
알록달록 파라솔 밑의 장사하는 분들의 손길이 바쁘다.
화려한 무늬의 일복이나 잠옷이 걸려있는 모습
오일장에 가면 화려한 무늬의 일복이나 잠옷 등을 자주 볼 수 있다.
  • 쪽파를 다듬는 상인의 손
  • 고춧가루를 햇볕에 말리는 방앗간 주인
  • 정육점에서 손질을 기다리는 돼지고기
  • 파라솔에 새겨진 상인의 이름
    • 1 쪽파를 다듬는 상인의 손.
    • 2 대목 준비로 바쁜 방앗간 주인이 고춧가루를 햇볕에 말리고 있다.
    • 3 ‘정육점’에서 손질을 기다리는 돼지고기.
    • 4 파라솔에 새겨진 상인의 이름.

정산오일장은 매 5일, 10일에 열린다. 그리고 31일이 마지막 날인 달은 30일이 아닌 31일에 장이 선다. 이 점만 주의한다면 시골의 정과 추억을 새삼스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대형마트보다 값도 싸고 품질도 떨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상인의 인심과 미소는 덤이다. 소박하고 정겨운 오일장을 한 바퀴 둘러보며 당신의 기억을 두드려보자.



Travel Note
  • 주소 : 청양군 정산면 효자길 28 (서정리 162)
  • 문의 : 041-940-2331
  • 장날 : 매월 5일, 10일, 15일, 20일, 25일, 말일 (31일까지 있는 달은 장이 31일에 선다) 교통정보
  • 자가용 : 청양읍내-공주방면 36번국도-서정리 사거리-정산정기시장
  • 대중교통 : 청양시외버스터미널에서 정산방면 시내버스 이용.
담당부서 :
지역경제과
담당자 :
송지영
연락처 :
041-940-2333
최종수정일 :
2017-09-12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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